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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없어서 곤란해카테고리 없음 2024. 11. 18. 19:47
프로작심삼일러로서
오블완 챌린지 12일 차 아주 칭찬해
오늘은 무슨 얘긴고하니
의사소통에 있어서 내가 잊어버렸었던?
아니다 잃어버렸었던? 방식에 대한 얘길 풀려고 한다.
화를 낼 상황에선 어...뭐지? 하고 어물쩍 넘어갔다가
나중에서야 화가 올라오는 사람.
정작 제 때 화가 났을 땐 부들부들 떨면서 아무 말도 못 하는 사람.
상처받은 지도 모르고 몇 번을 참다가 갑자기 폭발해서
잉? 스러운 상황 만드는 사람.
네 바로 저예요....
난 이게 그냥 INFP 특징인 줄 알았지..
그런데 그런 상황을 겪을 때마다 나 스스로도 너무 답답한 거다.
아니 그냥 편하게 얘기해 볼 수도 있는 건데!
친구가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으면 얘기해 보는 게 어떻겠니..?
조언하면서 아 정작 나는 왜 안 되는 건데...ㅠㅠ
상담을 하면서도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아휴 선생님 전 이런 제가 너무 답답하고
얘길 하고 싶은데 목구멍에 걸려서 깔작대기만 하고 잘 안 튀어나와요..
특히나 일 할 때는 내 얘기를 해야 하는 때도 있잖아요.
그때도 그냥 네~ 하기만 하고 제 생각이나 주장을 잘 못하는 편인 것 같아요.
어떡하죠?
근데 대화를 하다 보니 내가 특히 부모님과의 대화를
어려워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그러니까... 아니야."
진짜
개빡쳤을 때말고 대부분의 대화를 저러고 말았는데아 이게 아닌데... 싶은 거다.
이게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실제로 말이 잘 안 나옴(환장)선생님 말씀.
"화내는 부분은 딱 화를 내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
이게 꾸러미로 되어 있어서요.
그 속엔 열정도 있고요, 또 주체성 같은 것도 있어요.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자기주장이
좀 강한 편이시잖아요 ㅎㅎ
아마 그동안은 내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침묵하고, 참고, 그런 방식을 택했었던 것 같아요~
꾸러미를 풀어보지 않아서 그렇지
화를 내고 내 주장을 펼치고 그런 적극적인 모습도
분명히 내 안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그거 아세요? 화를 내고 의견을 내보고 그런 것도 연습하면 늘어요~"
아니 이게 이렇게..연결이 된다고?
그래. 하긴 내가 그 화 꾸러미가 있긴 하니까
어떻게 표출할지를 몰라서 답답하게 느껴졌었던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정말 소소하지만
아주 조금씩. 아주 코X지만하게 연습을 해봤다.
대신 좀 부드럽게. 다짜고짜 화를 내면 안 되니까!
에이... 그거는 내가 쪼꼼 어렵지~~
하하... 나는 이러고 싶은데~~
그러다 보니 이젠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이쒀
나 지금 진짜 상처받으흐흐어어엉
아빠가 한 말에 엉엉 울어도 보고
으아아 몰라아아아 나 잘 거야 잘꾸라고 아아아아
엄마한테 술 취해서 꼬장도 부려봤다.
아주 이게 사람은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다고
이젠 별 짓을 다ㅋㅋㅋㅋㅋㅋㅋ
음.. 처음 해봤는데 저러고 나서 진짜
쪽팔렸지만웬 걸?
아빠가 막 방까지 와서
야아 그런 말이야 아니다 진짜 어?
아 미안해~~~ 이런 모습도 보고?
우리 엄니 시크하신 분답게
어머 너 꼬장 부리는 것도 보고. 귀엽드라?
뭐 이런 모습도 보고~?
나로서는 생각도 못 한 경험을 해보게 되었다.
이것이 본격 어무이 아부지와의 지지고 볶기!
이게 뭐 자기주장을 펼치는 그런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아니, 어떤 의미론 자기주장인가 이거....? 암튼
내가 저런 행동을 했을 때 분명히 혼나거나 큰소리가
오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아니었던;;;
선생님이 그러셨다.
내가 상처받고 힘들었던 경험을 비스무리하게 다시 겪을 때
똑같이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그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경험을 조금씩 한다면 달라질 거라고.
내 쪽팔림은 그렇다 치더라도 ㅎㅎ
아주 값진 경험이었다(?) 그래도 만취상태로 꼬장은 더 이상 안 부립니닷!
이젠 엄마 아빠랑 대화하는 게 어렵지만은 않거든요!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30여 년이나 그랬는데 뭐 쉽게 바뀌겠나 ㅎㅎ;;친구나 지인들과 있을 때 서운했던 일
그때그때 바로 푸는 일은 아직 좀 연습 중이라...
아니 이게 왜 이렇게 어렵지....
앞으로도 내 안의 꾸러미들을 잘 풀어봐야지.
선물꾸러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