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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나를 잘 키워줄 의무가 있으니까요.
    카테고리 없음 2024. 11. 22. 19:11

    어제의 호기로운 노트에 이어

    오늘 할 이야기도 비슷한 시기에 상담하고

    돌아오면서 적어둔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이 당시 나의 가장 큰 이슈는

    '여태까지 살아온 방식으로 계속 살면 가망 없다.

    주체적으로 내가 계획도 해보고 내 방식으로 살아가야겠어.'

    뭐 이런 거였나 봐....

     

    무튼 크면서 내가 생각하는 나를 인지하는 게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어렸을 때는 스스로 나를 채울 수 있는 무언가가 별로 없어서

    부모라는 거울을 통해서 채우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는 이 부분을 일로도 채울 수 있고,

    사랑을 통해서 채우기도 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나를 채워 넣을 수 있는 무언가가 많이 생겨나게 된다고.

    그러면서 어릴 때의 양육은 부모를 통해 이뤄지지만

    크면서는 나 스스로가 '나'를 잘 양육할 책임이 있다고 하셨다.

     

    내가 계속 '이젠 나를 제대로 키워서 잘 데리고 살고 싶어요~'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부모 거울을 앞에 두고 서있던 어린 내가

    이제 스스로 무언가를 채워 넣으려는 변화과정이 아니었을까?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기 위해 탈피하는 것처럼?

     

    이거 적으면서 해리포터 소망의 거울이 계속 생각이 난다.

    이렇게 부모님의 영향이 큰 거울을 보고 서 있다가

    이제 어른이 된 내가 서 있는.... 어? 쟤가 나오면 안 되는데

     

    청소년기에 사춘기를 굉장히 얌전하게 보낸 편인데

    아 그때 제대로 안 겪어봐서(?) 이런 과정을

    이제야 좀 겪으려고 하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ㅋㅋ

    문 닫다가 바람이 세게 불어서 쾅 닫은 적은 있긴 하지..

    이제라도 제대로 마주해 볼 수 있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암튼 저 얘기를 하면서

    내가 이제 나를 잘 키워보려고 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대화도 나눴었는데

    그건 바로 뭘 시작하려고 할 때 드는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이었다.

    그냥 너무 무서워요

     

    근데 선생님이 그러시더라.

    지금은 그 불안과 두려움이 내가 하고 싶은 거에

    그냥 패키지로 묶여있는 게 아닐까요? 하고.

    그럴 땐 불안과 두려움을 에너지원으로 쓰면 된다고.

    얘넨 단지 내 에너지원이지 날 압도할 수는 없으며

    내가 너무나 잘 살아가고 싶어서 생기는

    마음의 그림자일 뿐이라고.

     

    그렇지.

    전에도 포스팅했지만

    빛이 있는데 그림자는 반드시 생기고,

    좋은 일에는 마가 끼고,

    천사 가는 데에는 악마도 함께 붙어있으니

    불안, 두려움, 그 밖의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이 자식들을 가장 빠르고, 제대로 해결하는 방법은

    얘넬 그냥 마주하고 부딪쳐보는 것이니까...

    에효 뭐 어쩔 수 없지 뭐

     

    내가 그때 메모 마지막에 이렇게 적어두었더라.

    난 잘 살고 싶어.

    내 삶을 내가 끌어가고 싶다고. (또 또 또)

    지금 느끼는 불안감 두려움 모두

    하나의 선물 패키지에 들어있어.

    모든 맛이 나는 젤리빈에서

    구역질 맛이랑 코딱지 맛 정도인가 봐.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고민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맛의 젤리들 다

    나를 위한 성장 아이템.

     

    아니 구역질 맛이랑 코딱지 맛이라니 ㅋㅋㅋ

    정말 싫었나 봐... 저런 식으로 적어두다니...

    내가 저 드럽게 맛없는 애들

    빨리 꼭꼭 씹어 삼킨 다음

    나 이제 제대로 키워본다 내가! 어?

     

    끝.

     

    여담

    아니 오랜만에 짤로 해리포터 보니 연말인데

    주말에 좀 몰아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참고로 전 호그와트 입학 대기 중입니다.

    근데 이제 편지도 안 오고...

    일단 마법을 못 쓰는 거 같긴 한데....

    그래도 입학해서 부엉이 한 마리 키우고,

    필요의 방도 들어가 보고(근데 거기 불 좀 꺼졌나? 어떻게 됐지..)

    위즐리 형제의 장난감 가게도 가보고,

    버터맥주도 마셔보고,

    퀴디치 경기에도 참가해 보고픈...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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