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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나인 것에 대해 더 이상 미안해 하고 싶지 않아요.카테고리 없음 2024. 11. 24. 18:34
스흡 제목이 너무... 내 안의 흑염룡 꺼내는 그쪽이랑 비슷한가?
워워워 날 뛰지 말라구 후훗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는데
난 그 비 온 뒤를 잘 못 기다려서 인간관계를 참 여럿 망쳤다.
소중한 추억을 함께 한 오랜 친구도 날리고,
잘 이어질 것 같던 연애도 날리고,
새로이 다가와 준 지인도 날려버렸지...
잠수 타고/화내고/상처 주고
지금 생각해도 진짜 왜 저랬나 싶을 정도였는데
이 와중에 더 최악인 건
내 나름대로 딸로선 별로지만
그 밖의 인간관계에선 나름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라고 생각했던 게 깨지니까
나 스스로 하는 실망이 더 컸다는 점이다.
이게 더 나를 힘들게 했어...
나를 무슨 청렴결백한 인간관계의 표상처럼 스스로를 표백시키고 난리야??
문제가 생겼으면 그 사람들과 다시 잘 사귀어나갈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다시 다가가고 이래야 했던 거 아냐?
왜 그 사람들과의 문제가 힘든 게 아니라
내가 혼자 나한테 하는 실망이 더 힘든 거지...?
저때는 진짜 스스로한테 환멸을 느꼈다. 환멸.
어? 환멸 맞죠? 이거 맞는 표현인가?
환멸 (幻滅)「명사」 꿈이나 기대나 환상이 깨어짐. 또는 그때 느끼는 괴롭고도 속절없는 마음.
(출처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맞네 휴
무튼 아마 저 당시에 내가 만들어 놓은 인식 창문 중 하나가
[나는 인간관계에 있어선 참 괜찮은 사람이야.] 였는지
나 진짜 인간으로서 개 별로네.. 쓰레기네... 막 자책하면서 엄청 괴로워했었다.
음... 좀 자의식 과잉...같기도...?허지만....?
쓰다 보디 구구절절 많이 걸어졌네;;;
내가 위에서 비 온 뒤를 잘 기다리지 못했다고 했는데
'갈등이 있는 상황 자체를 견디지 못한다.'가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난 비 온 뒤에 그 땅을 벗어나 버렸거든.. 갈등이 생긴다?
그럼 그냥 인간관계 자체를 끊어버렸다.
이게 웃긴 게 평소 경쟁하는 프로그램도 잘 못 본다.
수많은 경쟁 방송이 참 많지 않았나?
프로듀스 101이며 스우파 뭐 또 뭐 있어 흑백요리사 엄청 많지 않습니까?
드라마는 또 어떻고.. 뭐 스카이캐슬 뭐 부부의 세계 뭐 엄청 많잖아요?
우스갯소리로 친구가 아 나 이거 안 본 사람이랑은 겸상도 안 하잖아 이러드만
와씨 나 겸상 못 하는 사람 진짜
ZOLLA많아!!!지금의 나 완전 K콘텐츠 청정구역이야!
본 게 없어! 재밌다는 데 못 보겠어!
애니메이션과 마블 영화만 보던 사람 그게 나예요..
예... 제가 그 마블 영화... 아직도 보는 사람이에요..
심지어 제 최애는 캡틴 아메리카.. 아아 그는 갔습니다..진짜 의리다 이 정도면...
친구와 여행을 한 일주일 정도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조금의 갈등이 벌어진 적이 있다.
여행 가서 한 2,3일 지나서?
엄청 싸웠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약간의 불편한 침묵이 좀 생겼던 정도의 일이었는데
근데 그게 너무너무 불편한 거다..
아 내가 왜 그렇게 말했지?
그냥 아무 말도 안 하고 듣고만 있을 걸ㅠㅠ
왜 그랬지?? 와 시간을 딱 10분만 전으로 돌리고 싶네
미치겠네 으아아 어떻게 하지
속으로 나댔다고 엄청 자책을 했다가
생각을 한 번 해봤다.
일단 욕을 한 건 아니었고.....?
그래도 내가 좀 감정적으로 오바한거 같으니까
이따가 사과를 제대로 하자!
그래서 타이밍을 보고 사과를 했더니
흔쾌히 받아주고 상황이 끝났다.
어? 그냥 잘 넘어갔다. 어?
이번엔 비 온 다음 땅이 굳어졌어!!!!
앞자리에 3 달고 정말 놀랍지만
'아 갈등이 생기면 그냥 멀어지는 게 전부가 아니구나'
'아 이 사람은 이런 대화는 선호하지 않는구나를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거구나'
'아 이게 관계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구나'를
깨달았던 소소한 경험을 얻게 되었다.
갔다 와서 또 일정에 잡혀있는 상담을 나갔다.
선생님 여행에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잘 해결이 되었어요!
선생님이 그러셨다.
성장과정에서 갈등이 생기고 해결되는 과정이 스무스하게 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갈등이 생기면 오히려 더 악화되는 과정만 봐왔다면
갈등이 발생하는 거 자체가 두려워질 수 있죠.
아마 그래서 그런 분위기로 흘러가는 거 자체를 피하려고 했나 봐요.
근데 이번 여행에서 불편한 거 있어도 잘 생각해 보고 지냈잖아요.
그것도 불편한 채로? 이건 큰 발전인 거죠.
그러면서 조언해 주셨다.
내가 나인 거에 대해서 표현하고 싶고,
그 표현에 대해 미안해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남들에게 맞춰주는 감정 잔고함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보통은 내가 플러스(+)이기 때문에
남들에게 맞춰주면서(사회화) 써도 상관이 없거든?
근데 내가 0이 되고 마이너스(-)가 되면 힘들어지는 거다. 괴롭고.
그래서 이 0이 되어가는 즈음의 타이밍을 잘 봐야 하는데
누구나 0이 되는 선이 있고 나 또한 그 선이 있다.
대신 이 이상의 선은 넘지 말라고
부드럽게 표현하는 방법을 좀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럼 서로 불편한 감정이 생길 수도 있고
상대방이 내게 거리를 두기도 하겠지.
그럼 그때 관계를 재조정하면 돼.
멀어지던가 아님 잘 유지하려고 노력하던가.
(이게 선생님 말씀을 전달하듯이 옮겨 적으려니까
말투가 왔다리 갔다리 난리네;;;;)
무튼 사람은
통장잔고뿐 아니라감정잔고도 잘 살펴봐야 하는 거구나
나는 늘 나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사람이다.
특히나 부정적인 감정 표출이 참 힘들었는데
나만 입 다물고 있으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나만 입다물면 그 감정들이 고여서 썩는 거 더라.
그러다 이상한 타이밍에 폭발한다.
그럼 그냥 나는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거야....ㅠㅠ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하나.
북 치고 장구치고 니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거여.
(출처 :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김유라 저)
난 박막례 할머니의 이 말을 참 좋아한다.
예전에는 내가 왜 이럴까? 스스로를 한심해하고
제가 이래서 정말 죄송해요. 의미 없는 사과를 참 많이도 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괜찮지 않지만 맨날 괜찮다고 둘러댔다.
참다가 이렇게 피 보는 거지...근데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아 졌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그냥 내가 나답게 있는 건 미안해할 필요가 없잖아?
불현듯 떠오로는 나 다운게 몬데!!!나는 표현하는 데는 아직 서툴지만
부드럽게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 중에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확실히 이전보다는 내 의견을 표출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살다 보면 갈등은 생길 수밖에 없고,
거기서 끝이 아니라 충돌이 빚어졌을 때 나는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
그때 멀어지던지, 다시 잘 얘기해서 관계를 유지하던지 택할 거다.
해봤으니까 앞으로도 잘할 수 있어!
예전처럼 무작정 회피하고 숨지는 않을 거야...ㅠㅠ
그러니까 난 더 이상 내가 이런 사람이란 걸 미안해하지 않을 거다.
난 그냥 그런 사람일 뿐인 거니까.
대신 내가 생각했을 때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거다.
음. 그럼 됐다!
자 제 장단에 맞추어 줄 사람 들어와 주세욧~~~
이제 비 올 때 도망 안 가고 춤출 거니까~~~
너무 놀라지 마시고~~~즐겨 주세욧~~~~~~~
오늘도 상담일지 겸 그냥 일기 겸 오블완 체인지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