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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의 동굴을 마련해야지
    카테고리 없음 2024. 11. 25. 20:39

    오늘은 월요일이니까 암울했던 얘기를 해야겠어요.

    월요일이잖아요.

    왜 주말은 이틀밖에 안 돼요?

    5:2는 비율적으로 이상하지 않아요??

     

    앞 선 글에서처럼 내가 나에 대해서,

    그리고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재인식을 통해 회복하는 과정을 거치기 전

    내 심리상태는 엉망이었다.

    네...괜찮습니다....네....알겠습니다...네넵....쿨럭

     

    이때 상담하면서 내가 뭐라고 그랬냐면

    나한테 상처 준 사람들 모두

    피눈물 흘리면서 고.통.스.러.워. 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what...? 내가 이랬단 말이야...?

     

    내가 당시에 감정적으로 갈등이 빚어지면 느껴지는 신체적 반응이

    폐가 쪼그라들고 오장육부가 짜부되는 기분이 드는 거였는데

    이건 공포반응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느낌을 해소시키려면

    같은 상황에서 다른 경험을 해보는 게 가장 중요한데

    막상 다른 경험을 해보더라도

    (상황을 판단하는 인식 창문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이전과 똑같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처음에는 쉽지 않다고 한다.

     

    근데 난 저 상황에서 정말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을 해 봤지..

    난 왜 과거의 상처를 못 놓아주고 있을까?

    상처를 준 사람을 미워하고 싶어서?

    상처를 준 사람이 내가 받은 상처를 알아주었으면 해서?

    상처를 준 사람이 원하는 바를 이뤄주지 않으려고?

    쉬불탱...저거 셋 다 인 것 같아요 선생님ㅠㅠ....

     

    나름의  복수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나를 계속 피 흘리게 하는 방법이라

    진짜 절박하게 돌파구를 찾고 싶었다.

     

    여기서 선생님이 알려주신 방법이 세 가지 있는데 공유해 보고자 한다.

    우선, 빙 둘러 말하더라도 내 의견을 자꾸 표현해 보기.

    그리고 나만의 동굴을 마련해 보기.

    이때 동굴은 내가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그렇다고 해서 뭐 주위에 아무도 없어야 하고,

    최적의 공간이 마련되고 나서야 생기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거나 딴생각 없이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것 또한 해당한다고 하셨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선택한 동굴은

    온갖 콘텐츠를 미친 듯이 소비하는 거였다.

     

    아니 나는 내가 그냥 콘텐츠 덕후(변태)라서 

    그렇게 탐닉하는 건 줄 알았지...

    유튜브로 영상 콘텐츠 보는 것도 좋아하고~

    아이돌 덕질도 하고~ 배우 덕질도 하고~

    뭐 웹소설에 웹툰으로 탕진도 하고~

    덕분에 제 심적 건강은 되살아 났으나

    통장 건강이 안녕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예...

     

    마지막으로 갑자기 불안이 날 압도하는 기분이 들고

    폐부가 쪼그라드는 듯한 공포반응이 일어날 때 (긴장감이 마구 올라올 때!)

    해보라고 알려주신 방법인데

    가슴과 배꼽 위에 손을 얹고 심호흡을 하는 것이다.

    호흡을 하면서 내가 편하게 느끼는 장소나 느낌 등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 된다.

    가슴과 배꼽 위에 손을 얹고

    조명이 날 비추면 난 조금씩

    습-하 스읍-하 하면서!

    이...자세가 맞..는데.... 일단 네... 저런 식이에요!

     

    나는 생각보다 이 방법이 꽤 도움이 되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내쉬면서

    잠깐 자취했을 때

    빨래를 말리고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서 광합성했던 모습,

    몽글몽글한 구름에 다이빙해서 뒹구는 모습,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샤워젤을 사용했을 때 상쾌했던 기분을 떠올렸다.

    이런 기분?

    막 이런 기분??? 라라라라라라 라라~~~~

     

    물론 동굴에 잠시 피신해 있다고,

    심호흡을 해 잠깐의 안정을 느낀다고,

    갑자기 내 상처를 직면할 용기가 생긴다거나

    드라마틱하게 문제가 해소되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심적으로 몰려서 앞 뒤 상황 구분이 잘 안 되고

    진짜 숨 막혀 죽을 거 같을 때에는

    잠깐씩이라도 계속 긴장을 떨어뜨려야

    결국 앞을 향해 단 한 걸음이라도 일단 떼 볼 수 있게

    쬐끔 틈을 열어준달까?

     

    틈이 계속 생기면 언젠간 열리게 되어있다.

    생기다가 닫히면? 그럼 다시 틈을 벌리면 되는 거다.

    조금씩 나아지다 보면 분명 문제를 마주할 용기가 생기고

    결국엔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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